2013년 크리스마스 in 제주도. (부제 : 먹방 제주)
2012년도 크리스마스 여행기에 이어 연달아 올리는 크리스마스 이야기.
지난 크리스마스 연휴였던 12월 24일부터 26일까지의 여행과 맛집 기록.
제주행 비행기가 3시라서 점심으로 김해공항에서 탑승전에 쌀국수를 먹었다.
맛은 누구나 예상하는 무난무난한 맛.
김포에서 제주로 갈 때는 한시간쯤으로 생각했었는데
김해에서 제주는 왜 이렇게 금방이던지 거의 체감시간은 20-30분 이었던 것 같다.
렌트카를 이수받고 제일 먼저 네비에 찍어 달린곳은 자매국수 (삼성혈 근처)
네시반? 다섯시 쯤으로 저녁식사시간도 점심식사시간도 아닌 한가할 시간에 들렀는데도 가게 규모가 워낙 작아서인지
문 앞으로 늘어선 줄. 15분여를 기다려 드디어 입장.
워낙 사람이 많은 곳이라 그런지 미리 줄을 서 있을때 메뉴를 주문하는 시스템이었다.
미리 양해를 구하고 1그릇만 시키기로 했다. (쌀국수가 아직 소화가 안됐지만 자매국수를 안 가볼 수 없었기에ㅠㅠ)
자리를 잡고 앉으니 금새 준비되어 나온 고기국수!
이 뽀얗고 아름다운 육수와 내가 선호하는 중면의 조합!
김가루는 입맛대로 양껏 뿌려먹을 수 있게 식탁위에 올려져 있었다.
수북! 하게 올려주고 본격 시식.
고기도 뭍에서 먹던 냉면이나 국수의 고명처럼 박하지 않고 (물론 이름이 고기국수인 탓도 있겠지만)
대충 수육으로 만들어 올린 맛이 아니라 고소하고 달큰한 맛이 베어 제대로 국수와 어우러지는게
제주도에서 먹은 음식중 뭐가 제일 맛있었냐고 이 후에 누군가 물으면 바로 자매국수를 꼽을 정도였다.
붐비는 식당에서 한 그릇을 시킨것에 대한 예의로 식사는 초스피드로 5분도 되지 않아 마무리되고
이 후 일정은 해가 짧은 제주도에서 저녁에 갈 만한 몇 안되는 장소중 가장 인기있는(?!) 러브랜드 방문.
바로 가까이에 도깨비도로가 있지만
어차피 해도 져서 뭘 보고 할 수 없을 것 같아 바로 러브랜드로 내달렸다.
입장료는 공항에서 안내받았던 제주 모바일 할인티켓을 이용했다.
(안내받은 사이트에서 내 핸드폰 정보 및 카드번호 제주도 체류일정을 기입하면 그 체류기간 동안에는
관광지에서 카드 및 현금결제를 하지 않고 핸드폰 번호로 지정받은 QR코드로 입장하고
여행이 끝나는 시점에 총 입장료가 할인된 금액으로 정산되어 카드에서 일괄 결제되는 방식... 설명이 복잡한가?)
여튼 QR코드로 띡-하고 찍고 러브랜드 입장.
뭐 안에서의 사진은 부끄러우니 ///ㅅ//// 직접가서 보는 걸로.
사실은 12월의 제주도도 겨울이라 패딩에 껴입을데로 껴입었는데 추워서 정신을 못차렸다는....ㅠ
무튼 러브랜드에서 정신없이 바람에 싸다구를 맞아가며 킬킬거리고 나니 국수는 이미 몸 속에서 흔적을 지운 듯 하다.
그래서 오늘의 저녁메뉴는 바로 제.주.흑.돼.지!!!!!!!!!!!!!!!!!!!!!!!!!
여러군데를 조사했지만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돈사돈은 주인이 너무 불친절하다고 해서 패스하고
흑돈가는 서울과 다른 지방에도 있어서 패스하고
결국 늘봄흑돼지를 가기로 결정했다.
도착한 식당을 보고 거의 무슨 빌딩 수준이라 우선 놀래고.... 왠지 대형식당이라 실망감도 들고? -물론 중박은 칠테지만.
1, 2층으로 나뉘어져 내부에 에스컬레이터까지 설치된 큰 식당.
외국인들이 워낙 많이 찾는 곳이라 그런지 식당 입구에 간단한 메뉴소개도 영어/ 중국어/ 일어로 다양하게 되어있다.
메뉴판!
우리는 삼겹1인분, 목살살 1인분과 돌솥비빔밥을 주문! 그리고 상쾌한 목소리료~ 한라산물 소주 1병이요!
흰색 한라산물 오리지널은 엄두가 안나서 못시키고 초록색 (순한맛)으로 시켜니
소주가 한 잔 두 잔~ 꿀맛이쟈나!
간단한 상차림 모습.
아주 특별하게 맛있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모자란 맛도 아니었다.
석쇠에 올려진 고기.
제주도 흑돼지는 멜젓 (멸치액젓)도 불 위에 바글바글 끓여낸 후 푹- 찍어먹는게 제맛이다.
다 구워진 고기를 촵촵촵! 익자마자 한참을 먹다가 고기가 얼마 남지 않고서야 사진촬영.
덕분에 불판이 좀 비어 뵌다.
껍질까지 쫄깃쫄깃 너무 맛있던 흑돼지!
한명은 운전을 해야 하니 나 혼자서 소주 1병을 클리어하고 돌솥비빔밥까지 잘 먹은 후 숙소로 돌아갔다.
이렇게 전혀 로맨틱하지 않은? 아저씨냄새나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잠이 저물고....
다음 날, 크리스마스 아침!
8시 반까지 일어나야 아침식사를 먹을 수 있던 우리의 모 호텔(이라 쓰고 장이라 부를 숙소)
덕분에 퉁퉁 부은 눈과 얼굴로 세수도 안하고 눈꼽만 뗀 채로 식당이동.
부페식이라더니 이건 뭐...수준이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와서 억지로 먹어야 했던 숙소의 아침식사...
차라리 밖에서 먹을 껄 돈이 아까웠지만 그래도 공짜니 억지로 조금 우겨넣어보고.
어젯 밤 숙소로 돌아오는 길 CU에서 사온 삼다한라우유와 제주우유.
제주우유는 뭔가 탈지분유St일의 가벼운 맛으로 뒷 삼킴 후 침 거슬림?! 이 없이 깔끔했고
개인적으로는 삼다한라우유가 고소하고 크리미한 맛이 있어서 한 번은 더 먹고 싶었다.
둘째 날 원래 우리의 일정은 일~찍 일어나서 명진전복에서 전복솥밥이랑 죽으로 브런치를 하고 우도를 일찍 들어갔다 나온 후
중문에서 노는 거였는데...피곤이 쌓였는지 늦게 일어나서 계획이 3시간씩 미뤄졌다ㅋㅋ
원래 일정대로라면 성산일출봉을 다 보고 11시 배로 우도로 들어갔어야 했지만
시간이 늦었기에 먼저 우도행 11시 입항티켓을 끊고 우도로 관광에 들어갔다.
항구 저쪽에 우리가 오늘 이용할 우도 순환버스도 보이고
일단은 그보다 맑은 바다에 눈이 먼저 간다!
우도 입도 후 빨간 관광버스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향하면 보이는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입 후 맘에 드는 버스로 탑승!
시티투어/전세버스처럼 한 버스로 계속 도는 건 줄 알았는데,
버스는 우리를 내려주고 그 장소에서 대기중이던 사람을 태워 떠난다.
각 장소마다 정해진 시간에 버스가 오면 여행자들은 그 원하는 시간만큼을 보내다 버스시간에 맞춰 내려오면 되는 시스템!
어째 설명이 어렵게 된 것 같은데....일반 시내버스 순환법으로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무튼 맘에 드는 입담을 보여주시는 기사님의 해설을 끝까지 듣지 못하는 건 좀 아쉬웠다.
우도 순환버스의 첫번째 하차장소는 우도봉.
올라가는 길에는 우도 땅콩, 땅콩아이스크림 및 오뎅, 핫바등의 갖은 간식거리가 여행객들에게 유혹을!
결국 유혹에 넘어가 호떡을 하나 먹었다.
일반적인 호떡이 아니라 찰바형식의 단호박 호떡.
맛은 생각보다 별로 -_- 떡이 쫄깃하지 않고 오래된 떡을 씹는 듯하게 뚝뚝 끊기는 식감.
1개당 1500원인가 2000원인가 그랬는데 절대 그 돈으로 사먹기는 아까운 간식.
무튼 올라올라 성산일출봉.
언제였는지 모르겠는데 차안과 바깥의 온도차 때문에 렌즈 안팎으로 김이 서렸다.
그걸 몇번 분해해 닦았더니 언제 들어갔는지 모르게 렌즈에 먼지가 들어가 버렸다..... 이 글을 쓰는 아직까지 아무리 클리너를 쓰고
공기뽕뽕이로 불어봐도 안빠짐 ㅠㅠ
여튼 멋있는 우도봉. 변덕스러운 제주 날씨가 금새 비를 쏟아낼 듯 바뀌었다.
우도봉 산책로를 따라 끝까지 올라가니 나오던 철책.
검멀레 해변으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나올 줄 알았는데 실패!
다시 걸어내려와 말을 탔다.
한사코 타기 싫다고 했는데 계산을 해주던 친구ㅠㅠ
말이 불쌍해서 싫단 말이야! 라고는 그 앞에서 못하고 여튼 탔다.
찍어준 사진은 망......ㅋ
여튼 버스를 타고 다음 코스 검멀레 해변으로 이동.
내려서 보니 우도봉 끝 등대도 보이고 아래로는 코끼리 바위도 보인다.
여기서 또 모모는 우도 체험 보트를 타자고 하고 나는 파도가 너무 세 보여 엄두가 안나 손사래를 치고.ㅜ
나중에 해변가를 걷다 호객하시는 분 말을 들으니 투어비는 1인당 25,000원 정도 인 것 같았다.
제주도 명물 구멍숑숑 현무암
하릴없이 돌탑이나 쌓고 오뎅을 먹으며 다음 버스시간을 기다려 도착한 곳은 하고수동 해수욕장.
사실 거의 서빈백사와 해안가도 비슷하고 해서 이 곳에 들를 이유는 딱히 없지만
우리가 이 곳을 들른 이유는 바로 점심식사를 위해서였다.
우도내 맛집으로 꼽히는 식당이 두어개 있는데 우도 시내에 위치한 중국집과
(개인적으로 완전 비추, 우도까지 가서 왜 그 정도의 짜장면을 먹어야 하는지 이해 못 할.)
로뎀식당의 한치 볶음&볶음밥 그리고 마지막이 이 곳에 위치한 해광식당의 보말칼국수이다.
로뎀식당은 비주얼만 좋고 맛은 그닥이라는 평가가 많아 보말 칼국수를 먹으러 들어가보았다.
날씨 탓에 을씨년 스러운? 하고수동 해수욕장 풍경.
왠지 다 거기서 거기인 듯한 메뉴덕에 고르지 못하고 직원분께 추천을 받으니
보말성게전복을 추천하신다. (물론 가장 비싼 메뉴)
일단 그걸로 2인 분 주문을 했다. 김치 등은 셀프서비스. (밑 찬에 대한 기대는 별로 안하는 게 좋을 것.)
이렇게 주문한 음식이 나오면 팔팔-끓여서 먹으면 된다.
평가는! 시원한 맛이 추웠던 날씨 속을 확! 풀어줬지만
굳이 성게가 들어간 칼국수를 시키지 않아도 될 것 같고...느낌상 전복이 아니라 오분자기 같았다!
또 우도를 간다면 그때는 성산에서 다른 걸 먹고 디저트만 먹을 것 같은 느낌.
그리고 다음 코스 서빈백사로 이동해 먹은 땅콩아이스크림과 한라봉 아이스크림.
예전에 땅콩아이스크림을 엄청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예전만 못한 것 같았다.
그리고 한라봉 아이스크림은 상큼상큼 맛있었다! 짱짱bb
우선 아이스크림을 먹고 이제 서빈백사의 산호모래를 밟아 볼 시간.
흐린 날씨에도 하얀 산호빛을 받아 아름다운 서빈백사!
다음에 우도(제주도)를 오면 그 땐 꼭 해수욕 또는 다이빙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너무 아름다웠고 눈물나게 바람에 시달렸던 우도 투어는 끝!
제주로 돌아오는 배 안에서 30여분 동안 거의 실신상태로 잠들었다ㅋㅋㅋㅋ
친구랑 둘 다 팔베개 벤 그대로 얼굴에 자국이 뙇!
여튼 찬바람에 팅팅 부운 눈 비벼가며 이동한 다음 장소는 성산 일출봉.
말이 필요없이 열심히 걷쟈나
일출봉 정상에서.
고등학교 수학여행으로 제주도에 왔었던 기억이 있는데.
바로 성산일출봉 주차장에서 가지고 왔던 용돈 모두를 분실한 걸 발견하고는 상심하여 우느라 미처 오르지 못했던 아픈 추억이 있다.
(그 전에 들른 해변에서 친구들이 강제입수 시켰을 때 빠진 것으로 추정)
바로 그 곳을 12년만에 오르게 되니 새삼 기분이 이상하다ㅋㅋㅋ
다섯시가 되어가니 벌써 해가 지려는 듯. 제주도의 겨울해는 너무 짧다ㅠ
시간을 정말 부지런히 써야, 옹찬 여행을 할 수 있다.
하산하니 다리가 후들후들.
일출봉에서 내려와 유채밭으로 잠시 이동.
먼지 때문에 카메라 포커스도 안맞....아ㅠ
여튼 입장료를 천원이나 냈지만 전혀 건질만한 사진을 찍지 못한 유채밭을 뒤로하고
저녁식사를 위해 성산일출봉을 키워드로 열심히 찾아 결정한 "청진동 뚝배기"로 이동했다.
줄서서 먹는 곳이라는데 5시라는 어정쩡한 시간 덕분인지 한가해서 바로 자리를 잡았다.
원래 먹고 싶었던건 전복 뚝배기였는데 재료가 떨어져 주문하지 못하고 해물 전골 소를 시킬까 고민하다
해물 뚝배기 1인분과 옥돔구이 1인분을 주문했다. (가격은 각 10,000원 25,000원에 옥돔구이는 공기별도)
밑반찬으로는 장아찌류랑 오뎅 김치 이런 것들이 먼저 셋팅되어졌는데 입맛을 자꾸 당기는 맛은 없었다.
10분 쯤 걸려 나온 해물뚝배기.
작은 게 한미리와 전복 두어개 딱새우 등등이 들어가 있다.
아주 아쉽지도 아주 만족스러운 구성도 아닌 soso 한 정도?
함께 나온 옥돔구이까지 먹으니 살코기가 연하고 감칠맛이 있다.
뚝배기 국물은 bbbbb 비주얼보다 국물맛에 더 큰 점수를!
2년 전인가 3년 전인가 회사분들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왔을 때 제주도 분에게 추천을 받아 갔던 해물탕 맛집이 생각났다.
앉자마자 인원수대로 알아서 주문을 받아가 버리고 엄청 불친절하고 맛도 soso했던 (그치만 양이나 재료는 엄청나게 푸짐했다...)
여긴 직원들도 친절하고 국물맛도 좋고 위치도 찾아오기 좋아
다음에 온다면 해물탕으로 제대로 먹어보고 싶은 생각이 불끈불끈!
참 우리팀을 끝으로 가게가 영업을 마무리하는게 저녁식사는 하지 않는 것 같았다.
혹시 가실 분들은 아점 또는 늦은 점심을 드시러 가시고 영업마감시간을 잘 알아보시길.
그리고 일출봉 앞 스타벅스에서 잠시 토피넛 라떼+샷추가로 카페인 섭취.
하루종일 커피 한 잔을 안먹고 찬 바람을 쐬는 피로감이 여기서 노곤노곤 녹아들어갔지만
쉴 새도 없이 다시 제주시로 달려달려 맛사지를 받으러 갔다.
모모씨가 성산일출봉에서 무리를 했단다;;;; 다리가 너무 아파 맛사지를 받고 싶다고ㅠㅠ
다시 인터넷 검색을 하고 예약 후 찾아간 제주 시내 왓포 타이맛사지.
일단 시설은 깔끔하고 서비스도 만족스러웠다.
나는 발 맛사지 45분 타이 맛사지 45분을 받고 모모는 오일 맛사지로 쭉-받았는데
내 경우는 처음에 너무 약하기에 조금만 더 쎄게 해주세요라고 했더니 담부턴 손이 아니라 지압기를 가지고 꾹꾹 눌러대는 통에
아파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ㅠ 신음을 참아가며 받다가 나중엔 아프다고 했는데도
여전히 쎄게 쎄게하시는 맛사지사님.... 맛사지를 받고 나오니 오히려 나는 근육이 자극을 받아 알이 베였다ㅠ
여튼 차를 마시고 빠져나온 맛사지 가게.
맛사지로 꼬인 심신을 달래기 위해 방어를 먹으러 왔다.
딱히 이 곳을 찾아온 건 아니고 제주시내를 돌아다니다 우연찮게 들어 온 곳.
작은 방어 1마리를 3만원으로 흥정하고 먹었다.
양이 많지는 않았지만 고소하고 내가 좋아하는 살짝 기름진 회맛에 금새 행복해진 나란 사람은.
그리고 숙소의 모습 (에어텔 팩이라 이정도 일 줄 몰랐지만 많이 실망스러웠던!)
무튼 추위에 떨며 한 참을 돌아다닌 탓인지 피로도가 엄청나 거의 실신하여 잠이 들고.
여행이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2013.12.26)
오늘은 내가 운전대를 잡아보기로! (장롱면허...면허 딴 후 한 번도 운전 한 적 없음.)
대신 한 적한 애월-협재간 해안도로 까지만.
운전은 할 만 한 것 같은데 옆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없으니 마음이 초조!
그렇게 한 참을 경주마 모드로 앞 만 보고 달려 도착한 협재해수욕장의 바다는 참으로 아름다워 눈물이 찔끔 날 만큼 감동적이었다.
바람은 살벌하게 불었지만 여기서 모모랑 담엔 우리 다이브 하러 오자며 약속을 하고
돌탑도 쌓고 셀카도 찍다 찬바람에 자꾸 나는 눈물을 도저히 참을 수 없어질 무렵 바로 근처의 한림공원으로 향했다.
만장굴 쌍용굴에 식물원, 민속촌까지 엄청나게 넓은 규모의 한림공원.
그렇지만 여행 마지막 날인 우리는 짧게 돌아보고 나가 점심식사와 간단한 쇼핑을 하고 공항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벌써부터 마음이 급!급!
어렸을 때 엄마아빠의 앨범에서 많이 보았던 선인장과 식물들!
꼭 저 가운데에 엄마아빠 얼굴이 합성되어 있었는데 ~ 옛날 생각이 난다.
개인적으로 그냥 나무나 동식물을 좋아하지 않는 다면 그다지 감흥이 없는 곳이라 생각되는 한림공원인데
그래도 분재는 참 멋있었던 것 같다.
나무 입장에서는 참 몹쓸 인간의 행동이지만...
초 스피드 관람 후 우리가 찾아간 곳은 한림 맛집으로 여러 블로그에 포스팅 된 '보영반점'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은 휴무란다.
이 때는 몰랐지.... 우리의 점심 식사가 이렇게 험난 할 것이라고...... (일년 전 크리스마스의 악몽이 떠오르는.....)
이 후 애월읍에서 생각하는 정원을 한 참 지나고도 오설록 티 뮤지엄을 조금 앞두기까지
대부분의 식당이 휴점 또는 음식이 떨어졌다고 우리를 거절;;;
심지어 우리는 오늘 아침도 안먹고 나왔는데 좌절스러운 상황.
그리고 참고로 이번 여행의 동반자 모모씨는 밥을 제 때 못먹으면 난폭해지는 특징이 있다.
점점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모모씨 (중간에 문을 연 곳이 몇군데 있는데 분식류고 뭐 그저그래서 내가 그냥 다른데 또 있겠지 하고 지나쳤기 때문...에ㅠ)
한참 눈치를 보는 와중에 지나간 생각하는 정원의 입구.
산타복을 입은 하루방의 모습이 긴박함 속에서도 꼭 찍고 싶었다.
그리고 이 곳을 지난지 10분만에 드디어 결국 들어간 "명리동식당"
이 곳도 짜투리고기라고 여러 부위를 섞어서 구워먹는 집으로 유명하다고 인터넷에서 봤는데 오설록 넘어가는 길에
마침 있어서 들어왔다. 점심 식사가 된다는 말에 반가워서 눈물이 날 뻔.
정식 2인분을 시키고 방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간단하게 나온 상차림. 그렇지만 맛은 꿀맛!
특히 제육볶음이 뒷고기 (여러 부위의 돼지고기)가 들어가서 그런지 한 점 한 점의 식감이 다르고
찝는 재미도 있어서 너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슴슴한 된장국물도 그렇고.
다음 제주도 여행에는 생각하는 정원을 들렀다가 꼭 이곳에서 연탄구이로 짜투리 고기를 먹고 가리라 속으로 다짐을 했다.
밥을 먹고 나서야 기분이 좀 풀린 모모.
얼마나 눈치를 봤었는지 모른다ㅠㅠ 아...누군가와 함께 하는 여행은 이래서 조금은 불편하고 서러운지 모르겠다.
무튼 나중에 모모 왈. 제주도의 공복 저주에 걸린 줄 알았다고 ㅋㅋㅋㅋ
기분도 풀렸으니 이제 곧바로 오설록으로 직행.
아이스크림과 롤 케익, 그리고 난 향이 나는 녹차를 주문했다.
전 보다 외국인 방문객이 많아진 오설록.
장사가 잘되서인지 아이스크림도 롤케익도 예전만 못한 맛.
롤케익 한 판 사러 왔는데 그냥 이 것만 먹고 자리를 떴다. 그리고 최근에 오픈한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를 구경하러 올라갔다.
(바로 위로 연결되어 있다. 이니스프리와 오설록 모두 아모레 퍼시픽 계열)
이니 스프리 제주 하우스에는 직접 수제비누를 만드는 코너와 화장품 매장외에도
간단한 식사나 음료를 구입해 먹을 수 있는 카페의 장소도 마련되어 있었다.
메뉴판을 보면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꾸며진 구성이 새삼 이니스프리의 마케팅력에 엄지를 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b
저기서 파는게 무슨 별 맛이야 있겠냐마는 괜히 여유있어보이고 느긋함을 즐기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다.
거기다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것들을 소비한다는 착한 레스토랑의 느낌까지 주니 말이다.
귀엽고 꼬마 마술사가 살 것 같은 이니스프리 제주 하우스를 둘러보고 내려오니
이제 제법 시간이 타이트 하다.
얼른 제주 올레 시장으로 고고!
쇼핑에 정신이 팔려 올레시장에서 찍은 거라곤 이 사진 뿐 ;;
이 곳에서 오메기 떡과 집으로 보낼 황금향을 택배 주문하고 오는 정 김밥의 위치가 바뀌었대서 전화 주문 후! 그 곳으로 이동.
장소가 바뀐 오는 정 김밥. 사장님이 건물을 구입하신 듯! ㄷㄷㄷㄷㄷ
여튼 오는 정 김밥 오리지널로 3줄 구입 후 이제 공항으로 출발한다.
공항으로 가는 길 중간, 재난영화의 한 장면처럼 새떼가 한 꺼번에 우리를 따라 졸졸...
무섭게 이러지마.
한 참을 쫄아서 있다가 생각보다 이르게 공항에 도착한 우리. 티켓팅 후 공항 푸드코트에서 짬뽕을 주문해 포장해온 김밥과 먹기로 했다.
모든 속재료를 (계란, 햄, 오뎅 등)을 튀겨서 만든다는 오는 정 김밥.
오늘은 왠~지 지난 번 보다 느끼해진 맛이랄까?
그래도 나중에 한 번은 생각나겠지?
실제로 지난 제주 여행에도 막상 먹을때는 그냥 그런데? 하다가 문득 한 번씩 그 맛이 계속 그리웠다.
여튼 김밥에 짬뽕 황금향까지 클리어 한 후 출국장으로 들어간 우리.
면세쇼핑을 신나게 한 후 (나는 아님!) 드디어 비행기 탑승.
제주도여! 잘있거라!
그렇게 먹고도 울산에 와서 달동 쭈꾸미로 입가심을 _-_
대다나다 b